진리와 행복

성경 안에서 예수님이 행복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것은 오늘 읽은 이 대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행복할 때 그 사람의 진리가 밝혀진다고 하던데, 예수님의 행복도, 예수님이 말하는 그 진리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분과 함께 “높은 산”에 올라가야 한다고 복음은 말해줍니다. 높은 산에 오른다 함의 상징이 가지는 뜻은 우리의 일상생활은 타성과 그리고 주변의 규율과 규범에 의해 좌지우지 될 때가 많고, 습관적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을 때가 많은 데 현실의 모습을 잠시 뒤로하고 높은 차원의 다른 삶을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 명의 제자를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힘, 몸과 마음과 영혼의 모든 에너지를 모아 가슴속의 높은 곳에 도달했다는 의미입니다. ‘높은 산’은 백두산도 한라산도 에베레스트 산과 같은 지리적인 의미의 높은 산이 아닙니다. 그곳은 우리 가슴의 가장 깊숙한 곳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진리에 도달하려면 온 마음과 온 정신과 온 힘을 다 모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장소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너무나익숙해져 있습니다. 자동차 소리, 게임소리, TV소리, 정치 경제 사회 돌아가는 소리, 신부의 잔소리까지, 우리는 잡다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지치고 짜증을 느끼면서도 일상이거니 하면서 삽니다. 우리는 복잡한 세상을 살면서 눈에 보이는 것만을 만지려 하고, 새로운 것만을 쫓다 보니 우리를 어루만지는 그분의 손길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사순절은 지친 근심을 밝게 빛나게 하는 기간입니다. 우리는 잠시 인간의 소리를 끊고 하느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높은 산은 그곳은 어쩌면 외로운 곳이고, 고독한 곳이기도 하며, 사람의 소리가 끊긴 곳, 그 적막 속에서 하느님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높은 곳은 낮은 곳에서 분출되는 온갖 소리가 도달하는 곳입니다. 그 소리를 내면 속으로 소화시키는 곳입니다. 때문에, 그곳은 세상과 단절된 곳이 아니라 세상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곳입니다. 그러면서 자비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바로 그 곳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면 우리의 얼굴 또한 예수님의 얼굴처럼 빛나지 않겠습니까?

-주임사제 고봉호 베드로-

2020년 3월 8일 제2241호 주보, 말씀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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