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기쁨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사순절은 광야의 삶에 우리를 초대합니다. “나도 먹고 살아야 되지 않는가!”, “세상이다 그런 거지 뭐!”라는 논리로 관대하게 허용하던 일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 멈춤을 거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그 첫날인 재의 수요일에 머리에 재를 얹고 단식을 합니다. ‘먹고 사는 일’ 즉 밥이 대변하는 모든 것들을 한 번 끊어보겠다고 선포하는 일이고, 내가 성취해 놓은 모든 업적들,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 심지어 나 자신까지 머지않은 시간에 잿더미처럼 스러지고 말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노력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꾸어 주고, 참된 행복을 향해 제대로 걸어갈 수 있게 변화시켜 줍니다.

이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한 끼만 단식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 세상의 논리에 중독되어 있는 우리의 영혼을 치유해 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실천해 볼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사순시기동안 본당에서는 지난 해 실시 했던 물동이를 풀면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며, 그리고 사순시기동안 한 번은 십자가의 길을 바치고 묵상하며, 한 주일의 평일에 한 번은 평일 미사를 봉헌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헌금을 하고, 이 밖에도 개인적으로 담배 끊기, 술을 절제하기, 군것질 안 하기, TV 적게 보기, 인터넷 절제하기 등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많을수록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은 옛날 선조들이 광야를 떠돌았던 때를 ‘하느님과의 밀월’ 기간으로 회고하였습니다. 고생을 하긴 하였지만, 이스라엘 역사를 통틀어 그 때만큼 하느님의 섭리를 생생하게 체험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순 기간에 우리가 하는 모든 노력도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연결되어야 의미를 지닙니다. 그렇기에 기도하는 일이 소홀히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도를 통해서만 우리도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신명 8,3)고 고백할 수 있게 됩니다.

부활의 기쁨은 십자가의 길을 거친 후에 주어집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맞으면서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이번 사순절에 예수님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을 충실히 따라 나서봅시다.

-주임사제 고봉호 베드로-

2020년 3월 1일 제2240호 주보, 말씀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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