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선택은?

성경을 읽다 보면 예수님께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선택을 하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예수님께서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입니다. 오죽하면 요한이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텐데 도대체 왜 이러십니까” 라고 말했을까?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고 스스로 고백한 (요한 1,27)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더욱이 사람들은 요한을 찾아가서 자기의 죄를 고백하여야만 세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태 3,6).

예수님은 천지가 생겨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시던 말씀이자 생명이자 빛이시므로 죄의 어둠은 있을 수가 없었던 하느님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므로 고백할 죄가 없는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러 오시자 요한은 몹시 당황했던 것입니다. 요한이 사양하자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 그 일들이 바로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께서 하신 이해할수 없는 선택의 단 하나의 이유인 것입니다.

그러면 세례가 무엇을 의미하기에 이것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고 했을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음은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죄인들이 받는 회개의 세례였다는 것입니다. 아무런 죄도 없으신 분이 죄인들이 받아야할 세례를 받으신다는 것은 죄인들의 공동체에 함께 함이요, 죄인들인 인간과 연대하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원하셔서 사람의 아들이 되어 초라한 구유에 뉘어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원하셨으므로 자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좇아서 (마태 26,39) – 게쎄마니의 기도 –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하시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께서는 죄많은 인간들과 하나가 되시기 위해서 스스로 죄인이 되어 세례를 받으셨던 것입니다.

우리들이 죄를 씻기 위해서 세례를 받았다면 주님께서는 오히려 우리와 같은 죄인이 되기 위해서 세례를 받으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길임을 예수님은 깨닫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들은 “하느님이 원하시는 일을 생각하기 보다는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마태 16,23참조) 베드로의 제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고 말씀하신 것은 베드로가 하느님의 길보다 사람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도 햄릿처럼 항상 두가지 중의 하나를 선택하여 고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하느님의 일이냐 아니면 사람의 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예수님은 항상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선택하심으로써 우리들에게 그 정답을 몸소 행동으로 실천하여 보여주신 것입니다.

-주임신부 고봉호 베드로-

2020년 1월 12일 제 2233호 주보, 말씀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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